1편에서는 가입기간에 따라 해지 시 잃는 것, 청약가점·소득공제 추징세·금리를 계산해봤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지를 고민하는 분들 중에는 이미 집을 산 유주택자도 많습니다. 유주택자가 되면 가점제 대상에서 빠지는지, 그래도 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있는지, 목돈이 필요할 때는 해지 대신 어떤 방법이 있는지 이번 글에서 이어서 계산해보겠습니다.
5. 규제지역에서는 유주택자가 가점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주택을 소유해도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법적인 제약은 없습니다. 다만 규제지역에서 청약할 때는 실질적인 제약이 생깁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8조는 민영주택 일반공급에서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을 평형과 지역에 따라 정해두고 있습니다.
평형·지역별 가점제 적용 비율
단위: %
| 평형 | 규제지역(수도권 공공주택지구·투기과열지구·청약과열지역) | 그 밖의 지역 |
| 60㎡ 이하 | 40 | 40 이하 범위에서 시장·군수·구청장이 정함 |
| 60㎡ 초과~85㎡ 이하 | 70 | 규칙상 별도 비율 규정 없음 |
| 85㎡ 초과 | 공공건설임대 100, 수도권 공공주택지구 80 이하(재량), 투기과열지구 80, 청약과열지역 50 | 원칙적으로 전량 추첨 |
이 비율만큼 강제로 가점제가 적용되는 규제지역에서는, 1주택이라도 보유한 사람은 가점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제28조 제6항이 "1호 또는 1세대의 주택을 소유한 세대에 속한 자"를 가점제 적용 대상자에서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지역에서는 이 물량을 두고 추첨제로만 경쟁해야 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그 밖의 지역"에서 지자체장이 재량으로 가점제 비율을 정해 공고한 경우에는 1주택 보유자도 가점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챙겨둘 게 있습니다. 무주택기간 점수(32점 만점)는 주택을 소유한 기간에는 쌓이지 않지만, 가입기간 점수(17점 만점)는 소유 여부와 무관하게 계속 쌓입니다. 지금 유주택자라서 무주택기간 점수를 못 채우고 있어도, 통장을 유지하는 동안 가입기간 점수는 그대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6. 그래도 통장을 유지할 이유 — 나중에 무주택자가 되면 국민주택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지금은 유주택자라도 앞으로 집을 팔고 무주택자가 될 계획이라면, 통장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분명합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7조는 국민주택 일반공급의 1순위 안에서 경쟁이 있을 때의 공급 순차를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국민주택 일반공급 순차 기준
| 전용면적 | 1순차 | 2순차 |
| 40㎡ 초과 | 3년 이상 무주택세대구성원 중 저축총액이 많은 자 | 저축총액이 많은 자 |
| 40㎡ 이하 | 3년 이상 무주택세대구성원 중 납입횟수가 많은 자 | 납입횟수가 많은 자 |
즉 3년 이상 무주택 조건을 채운 사람이 먼저이고, 그 안에서 저축총액(또는 납입횟수)이 많은 사람이 우선합니다. 지금 유주택자라도 나중에 집을 팔아 무주택자가 되면 3년만 채우면 이 우선순위에 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통장을 계속 유지하며 꾸준히 납입해온 사람이 유리합니다.
물론 해지하고 나중에 다시 가입하면 1편에서 설명한 대로 가입기간과 가점이 전부 초기화됩니다. 지금 당장 청약 계획이 없어도, 그 사실만으로 통장을 유지할 이유는 충분한 셈입니다.
7. 목돈이 필요하다면 해지 대신 이 대안을 먼저 확인하세요
통장을 해지하려는 이유가 가점이나 소득공제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목돈이 필요해서라면, 해지 대신 청약저축담보대출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 대출 한도: 청약통장 예치금(원금+이자)의 90~95%
- 금리: 연 4~5%대
- 대출 기간: 1~2년 이내
- 취급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 상환 방식: 일시상환 또는 마이너스통장 방식
이 대출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대출을 받는 동안에도 청약통장의 납입횟수·가입기간·가점 등 실적이 그대로 유지되고, 대출원금이 DSR(총부채상환비율)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청약저축담보대출 잔액은 3조 6,653억원으로, 3년 전보다 62% 늘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습니다. 목돈이 필요할 때 통장을 깨는 대신 이 대출을 쓰는 사람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8. 구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이라면 2027년 9월 30일 전환 마감을 먼저 확인하세요
이미 오래전에 가입한 청약저축(국민주택 전용)이나 청약예금·청약부금(민영주택 전용)을 아직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해지 전에 전환이라는 선택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환 기한은 원래 2026년 9월 30일이었지만, 국토교통부가 2026년 9월 23일 1년 연장해 2027년 9월 30일까지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전환하면 달라지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에는 청약저축은 국민주택만, 청약예금·청약부금은 민영주택만 청약할 수 있었지만, 전환 후에는 국민주택·민영주택 모두 청약할 수 있습니다.
- 기존 납입금액·가입기간·납입횟수는 그대로 인정되고, 새로 확대된 주택유형에 대한 실적은 전환 이후 납입분부터 인정됩니다.
- 금리가 기존 상품(연 1.8~2.4%)보다 높은 연 최대 3.1%로 오릅니다.
- 소득공제 대상자라면 연 300만원 한도의 40%(최대 연 120만원)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디딤돌대출 이용 시 우대금리 적용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미 청약을 신청하려는 시점이라면 제약이 있습니다. 청약저축은 입주자모집공고일 전날까지, 청약예금·청약부금은 최초청약접수일 전날까지 전환을 마쳐야 합니다. 신청은 가입 은행 지점 방문(신분증 필참) 또는 해당 은행 모바일 앱에서 할 수 있고, KB국민은행 등에서 구체적인 절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지 않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전환은 해지가 아니라 상품 변경입니다. 통장 자체를 없애고 싶은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선택지이고, 그런 경우라면 위 5~7장 기준(가점제 배제 여부·우선순위·담보대출)으로 판단하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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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 전환 전후 비교 |
9. 통장을 정리하기로 했다면, 해지 절차와 압류 확인 사항
모든 걸 따져보고도 해지하기로 했다면 절차는 간단합니다. 은행 지점을 방문(신분증 지참)하거나, 비대면 해지를 사전에 신청해둔 경우 인터넷뱅킹·모바일 앱에서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이스피싱이나 착오 해지를 막기 위해 지점 방문 해지를 안내하는 은행이 많고,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모바일 앱 해지가 안 되고 지점 방문만 가능합니다. 해지하면 납입한 원금과 가입기간에 해당하는 이자가 함께 지급됩니다.
한 가지 더 확인해둘 점이 있습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국민주택채권처럼 법으로 압류가 금지된 자산이 아닙니다. 일반 예금과 똑같이 압류·가압류가 가능하고, 압류가 등록되면 지급이 제한됩니다. 최저생계비 이하 등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면 법원에 압류금지채권범위 변경 신청을 통해 압류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해지 여부는 순서대로 확인하면 됩니다. 가입기간이 몇 년인지, 소득공제를 받았다면 가입 5년이 지났는지, 지금 유주택자인지, 그리고 목돈이 당장 필요한지. 이 네 가지를 하나씩 짚어보면 지금 해지하는 게 맞는지, 대출이나 전환으로 대신할 수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